Cherry hill, New Jersey, USA.

2017.4월의 어느 날.


"하아....."



마른 세수를 두어번 하며 침대에서 힘겹게 몸을 일으키는 한 남자.



"또....shit..!"




수개월 째 계속 되는 똑같은 꿈.



A는 도대체가 어딘지 알 수도 없는 벚꽃길을 

매일 매일 꿈 속에서 걷는다.

미국 동부에 위치한 동네 이름 자체가 벚꽃마을.


이 곳에서 20년을 가까이 살고 있는 A에게는

벚꽃만큼 지겨운 꽃도 없고

그저 알러지를 유발하는 꽃,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.


그런데 꿈 속에 나타난 벚꽃길은 처음 보는 곳이었다.




"Hello..?"


- 뭐하냐?


"끊자. 머리아파."


- 또 그 꿈 꿨냐?


"끊자."


- 거기. 어딘지 알아냈다.


".........저번같이 헛다리 짚은거면 죽여버린다."


- 일본 아오모리. 히로사키 공원. 이번엔 확실하다.


"........고맙다."




K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전화를 끊고

급히 비행기 표를 예매했다. 


수개월 째 계속 되는 꿈에 나오는 그 광경.

매일 꿈에서 어딘지 모르는 벚꽃길을 걷다

자신이 누군가를 불러세운다.

그리고, 그 사람이 돌아보는 순간 꿈에서 깨버리고 만다.


그 곳에 간다한들 그 사람을 만날 거란 보장은 없다.

다만 가야할 것 같기에.




지금, 만나러 가야 할 것 같기에.













日本 青森県 弘前公園

일본 아오모리현 히로사키 공원.

2017. 4월의 어느 날.





"오늘로 4개월 째다."


"그러게. 벚꽃은 이제야 피는데."


"꿈이 뭐라고."


"분명히 여기 내가 서 있고, 그 사람이 날 불렀다니까."


"누군지 얼굴도 모른다며."


"...응."




4개월 째, B군은 이 거리를 걷고 있다.

같은 시간대, 매일 이 공원을 지나간다.

이 공원 근처에 집을 구하고 직장도 옮겼다.

모두가 미쳤다고 했다.

그런데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.



이 공원을 혼자 걷고 있는데

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멈춰세운다.

그리고 자신이 돌아보는 순간

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려는 찰나 꿈에서 깬다.





"오늘도 아닌가보다. 가자."


"...잠깐만. 5분만 더 걸어보고.."


"그만하자 좀..!"





함께 온 친구도 넌덜머리가 난다는 듯

쳐다보던 그 찰나.









"저기요. 봄나들이 오셨나요?"


".........."












데자뷰.

그 목소리다.





데자뷰.

꿈에서 그 사람이다.





B가 돌아보는 그 자리에

A가 숨을 고르며 서 있다.




이제 막

그 둘의 봄나들이가 시작되려 한다. 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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